[세계 여성의 날을 말하다-③] 공공기관, 여성 관리자 비율 확대된다… 드디어 유리천장 금가나

황미례 기자 승인 2020.03.12 01:42 | 최종 수정 2020.03.18 23:34 의견 0

다른 기업에 비해 ‘유리천장’이 여전히 공고했던 공공기관의 유리천장이 금이 갈 것으로 보인다. 바로 양성평등 임원 임명 5개년계획 추진 때문인데, 앞으로 공공기관은 향후 5년 동안 여성 임원을 얼마나 임명할지 목표를 수립해 매년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정부는 공공기관 여성 고위직 비율을 단기가 아닌 중기 시계로 관리해 ‘유리천장’을 깨겠다는 방침이다.

?pxhere
©pxhere

공공기관, 여전히 두터운 유리천장? 여성 관리자 비율 18.8%에 그쳐

공공기관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터웠다. 지방으로 갈수록 공공부문의 여성 홀대는 더욱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정부가 제시한 여성 고용 기준을 제대로 지킨 곳은 절반에 그쳤다.

지난해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도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 분석 결과’에 의하면 민간 및 공공기관과 지방공사 등 2064곳의 여성 근로자 비율은 38.4%였고 여성 관리자 비율은 21.1%였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에 여성 고용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지키도록 하는 제도다. 조사 대상 기업의 여성 근로자와 관리자 현황을 분석하고 규모 및 업종별로 평균을 낸 뒤 각 부문 평균의 70% 미만인 사업장에 개선 계획을 수립하도록 한다. 고용부는 제도가 시행된 2006년보다 여성 근로자 비율은 7.6% 포인트, 여성 관리자 비율은 10.9% 포인트 증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여전히 개선을 더딘 상황이다. 여성의 고위직 승직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유리천장은 여전히 공고했다. 사업장 형태별로 보면 공공기관 여성 근로자 비율은 40.0%였지만 여성 관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8.8%에 그쳤다. 공공기관 관리자 10명 중 8명은 남성이라는 의미다. 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방공사와 공단의 여성 근로자는 27.6%에 불과했고 여성 근로자 비율은 38.4%, 여성 관리자 비율은 22.0%로 미흡한 수준이지만 그나마 공공기관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고용부는 “공공부문의 여성 관리자 확대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평했다.

?MBC 방송화면 캡처
©MBC 방송화면 캡처

공공기관 여성 임원, 적은 이유? 인사 문화와 구조 때문

공공기관에서 여성 임원이 적은 이유는 중간 관리자의 승진 소요기간이 사기업보다 늦고 보수적인 업무와 인사 문화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노총이 지난달 노조 소속 공·사기업 12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과장에서 차장 승진 소요 기간이 민간부문은 6.1년이었지만 공공부문은 6.6년이었다.

한국노총이 이들 사업체에서 한 설문에서 ‘주로 남성이 주요부서 또는 핵심업무에 배치된다’고 응답한 여성이 민간부문의 경우 61.9%였지만 공공부문에선 68.1%나 나왔다. 승진도 낮고 핵심업무도 맡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임원이 되는 기회도 줄어든다는 의미다. 또 사기업의 경우 오너의 재량에 따라 우수한 여성 인재를 고속 승진시키거나 외부인사로 영입할 수 있지만 인사 시스템이 경직된 공공기관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회간접자본이나 연구소 등에 주로 설립된 공공기관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노사발전재단 관계자는 “이런 공공기관에선 남성들이 많이 근무하고, 자연스럽게 임원도 남성을 많이 뽑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공공기관 유리천장 드디어 깨지나… 여성 고위직 비율 확대계획 의무화

이런 문제로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여성 고위직 비율 확대계획을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법제화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일부터 5월 14일까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된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공기업·준정부기관은 양성평등을 위한 임원 임명 목표를 담은 ‘연차별 보고서’를 해마다 작성해야 한다. 연차별 보고서는 경영실적 보고서와 함께 기재부 장관과 주무기관장에게 제출된다. 첫 제출 시기는 2020년 4월로 예상된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기존 ‘공공기관은 운영에 관한 법률’에 새롭게 추가된 24조 2항 ‘양성평등을 위한 임원 임명 목표제’를 구체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24조 2항은 2018년 말 국회를 통과해 시행령 개정안과 함께 7월부터 시행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5년 계획이 담긴 보고서를 해마다 내도록 하는 것은 여성 대표성 강화 흐름이 지속해서 이어지게 하려는 정부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계획에 발맞춰 대전도시철도공사는 경영이사에 김추자 전 대전시 자치분권국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추자 경영이사는 1985년 공직에 첫 발을 내디딘 후 대전시 총무과장, 세정과장, 문화체육국장, 환경녹지국장, 자치분권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이사는 대전도시철도공사가 출범한 이래 임명된 첫 여성 상임이사다. 공사 관계자는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경영개선 및 업무혁신, 트램건설·충청권광역철도망 구축 사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추자 경영이사 외에도 앞으로 공공기과 내에 ‘첫 여성 상임이사’가 임명돼 유리천장이 깨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2022년까지 공공기관과 여성임원 비율을 2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공기관 여성임원 비율은 2018년 기준 17.8%다.

 

 

저작권자 ⓒ W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