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사건] "가해자 엄중처벌·신상공개 하라!" 전 국민 분노

국민 분노케한 'n번방 사건' 강력처벌-신상공개 청원
文대통령 "운영자 외 회원 전원 조사" 주문
'n번방' 운영자 조 모씨, 신상 공개
'1년 징역-2천만원 벌금' 법적 미비, 해결해야

강민우 기자 승인 2020.03.23 19:39 | 최종 수정 2020.03.31 11:24 의견 0
ⓒ SBS뉴스 캡처

[강민우 기자] 'n번방 사건'에 대한민국이 분노했다. 성별, 연령과 상관없이 모두가 강력한 처벌을 바라고 있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신상공개도 청원 중이다. 결코 용서하면 안 될 사안을 두고 국민들은 의견을 모으고 연대했다.

'n번방 사건'은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벌어진 잔인한 여성 성(性)착취 사건이다. 이곳에서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피해자를 두고 가해자들은 기이하고 가학적인 행위를 즐겼다. 성폭행, 성추행 수준을 넘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노예강간, 근친상간 등 불법 AV에서나 볼법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졌다.

운영자뿐만 아니라 가학적 영상을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은 100만원 이상의 돈, 성추행·성폭행 등과 같은 불법 영상을 공유하고 'n번방'의 일원이 됐다. 비밀 유지를 위해 자신의 신분을 밝혀가면서 어린아이들의 고통을 관음하고 놀이처럼 즐겼다.

오늘(23일) SBS는 단독으로 'n번방' 피라미드 정점에 있던 일명 '박사'의 신상과 얼굴을 공개했다. 지난 2018년 대학을 졸업한 뒤 마약 판매 사기를 자행하다 'n번방'을 개설한 사람은 조주빈 25세였다.

ⓒ YTN뉴스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n번방' 사건 가해자들의 행위는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잔인한 행위였다.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은 '박사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해선 안 된다.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 가해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경찰에게 전하며 "특히 아동·청소년들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더욱 엄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n번방 사건'은 언론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먼저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후 몇 매체에서 해당 사건을 다뤘지만 기사 확산과 연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 이면에는 기자 신상 털기와 피해자 여성의 자살 위협 등이 존재했다.

여러 험한 길을 지나 'n번방 사건'은 대중에게 공개됐다. 국민들은 분노했고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n번방'에 있었던 공범자들에 대한 신상공개를 청원했다. 'n번방' 관련 청원은 여러 번 이뤄졌다.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244만668명 청원)부터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172만2,016명), '가해자 n번방박사,n번방회원 모두 처벌해주세요'(46만4,351명), 'N번방 대화 참여자들도 명단을 공개하고 처벌해주십시오'(36만2,768명), '텔레그램 아동.청소년 성노예 사건 철저한 수사 및 처벌 촉구합니다!!'(29만6,981명) 등이다.

ⓒ YTN뉴스 캡처

그 가운데 지난 3월 2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총 21만9,705명이 청원한 '성 착취 사건인 'n번방 사건'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 수사 청원' 건에 대해 답했다. "경찰은 사이버성폭력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깊이 인식하고 지금까지 적극적인 단속·수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2019년부터는 텔레그램을 이용한 사이버성폭력에 엄정 대응하여 텔레그램방 운영자와 공범 17명, 아동성착취물 유통·소지 사범 50명 등 총 67명을 검거했다. 하지만 사이버성폭력 범죄 행위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경찰청 및 전국 지방청에 설치된 '사이버성폭력 전담 수사팀' 전문 수사관과 일선 사이버수사요원을 총동원하여 텔레그램 등 사이버 성 착취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수사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민 경찰청장은 지난 2월 24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을 팀장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수사 TF'를 구성,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단속활동을 진행하겠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국제공조를 추진, 인터폴 및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외국법집행기관과의 협력이나 외교 경로를 통한 국제형사사법공조 뿐만 아니라, 해외 민간 기관·단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 텔레그램 등 온라인을 이용한 성 착취물 유포가 돈벌이로 악용될 수 없도록 하며, 2차 피해방지를 위해 힘을 쏟겠다고 선언했다.

'n번방 사건'은 여성이 피해자, 남성이 가해자로 분명하게 성별이 나뉜 사건이다. 이 때문에 사건이 알려지는 초반, 일부 남성들은 비꼬는 듯한 말과 함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태도를 보였다. 성 착취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 한 번의 실수'쯤으로 치부하며 수치를 모르는 듯 당당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n번방 사건'을 인지하면서 상황은 변했다. 텔레그램은 주로 젊은 층이 사용하는 메신저다. 이런 상황조차 몰랐던 아버지들은 자신의 아내, 딸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분노했다. 어머니 또한 아이를 키우는데 너무 큰 위험이 곳곳에 있다면서 자기 일처럼 아파하며 청원에 동참했다.

ⓒ SBS뉴스 캡처

온라인에서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n번방 사건'을 알리고,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연예들 또한 어긋난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자신의 SNS에서 목소리를 냈다. 

정려원, 손담비, 혜리, 신소율, 하연수, 이다인, 남보라, EXID LE, 백예린. 안예은, 레이디제인, 김이나 등 여성 배우, 가수, 작곡가들은  'n번방 사건' 청원 동참을 독려하며 사건을 알렸다.

돈스파이크, EXO 백현, EXO찬열, 봉태규, 딘딘, 조권 등 남성 작곡가, 가수, 배우들도 힘을 보탰다. 이들의 움직임은 많은 이들을 움직였다. EXO 백현이 남긴 청원독려는 짧은 시간에 20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참하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작곡가 돈스파이크는 개인 SNS를 통해 "개인적으로 정치적 견해나 사회문제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는 편이지만, 텔레그램 'n번방' 관계자 전원을 강력히 처벌하고 정보공개를 요구한다"면서 "남녀를 떠나 한 인간으로서, 인간의 기본적 도리를 지키지 않고 타인을 폭행·협박하고 남의 고통을 돈벌이로 삼는 인간같지 않은 쓰레기가 누군지 모른 채 섞여 살길 바라지 않는다"고 날카롭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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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소라넷’, ‘다크웹 아동성착취물사이트’, 여러 해외 음란사이트 등 웹하드 카르텔이 존재했고, 이에 대한 엄중처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경찰은 "웹하드 카르텔을 성공적으로 단속해 왔다"고 자부하지만 이에 대한 법적 처벌은 미약하다.

예멘은 소아성애자를 총살한 뒤 공중에 매단다. 미국은 18세 미만 미성년자 포르노물 제작, 배포, 수령, 소유한 사람 및 구하려고 한 사람까지 모두 10년에서 30년형까지 처벌된다. 영국 또한 미성년자 음란 사진 및 영상 제작에 개입하면 관련된 사람 모두 공개한다. 아동 성착취물을 갖고 있기만 해도 체포 대상이며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한다.

한국은 어떨까.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한 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미비는 또 다른 'n번방 사건'을 만들고 피해자를 늘릴 뿐이다.

'n번방'에는 약 26만명의 회원이 존재한다고 한다. 어쩌면 누군가의 형, 오빠, 동생일 수도 있다. "내 주변 사람 중 참여자가 있을까 봐 의심하게 되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라는 돈 스파이크의 말처럼, 당당한 사람이라면 가해자 신상공개 및 엄중 처벌을 외쳐야 한다. 

여성 대상 성범죄, 특히 아동 대상의 성 관련 사건이 매번, 쉬지도 않고 계속 일어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n번방' 같은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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