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edition] The show must go on? 공연은 삶의 지속

누군가에게는 삶이고 생계이기에
코로나19에도 계속되는 공연
공연장, 마스크-체온-손소독 등 철저한 준비

김은정 기자 승인 2020.03.10 18:31 | 최종 수정 2020.03.13 11:45 의견 0
ⓒ KBS뉴스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연계는 깊은 한숨을 짓고 있다. 준비한 공연을 취소하거나 공연 중 중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공연을 강행한다고 해도 예전만큼 관객석을 채우기는 어렵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인 공연장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자 1시간 이상 옆 사람과 가까이 앉아있어야 해 감염 위험도가 높다. 코로나19 확산 초반 영화관에 방문한 확진자 동선이 공개되면서 문화생활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연장(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등)은 2월 24일부터 휴관을 선택했고, 기획 공연 등은 빠르게 취소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공연계 또한 결단을 내렸다. 지난 1월 30일 뮤지컬 '위윌락유' 공연 중단을 시작으로 뮤지컬 '영웅본색' '줄리앤폴' '셜록홈즈' ,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등을 비롯해 대학로 오픈런 대표 공연 '빨래' 등이 조기 폐막했다. 이와 함께 부산, 안양 등에서 예정되어 있던 지방 공연은 대부분 취소됐다.

ⓒ 채널A 행복한아침 캡처

일부 공연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조기폐막을 공지하면서 사람들은 공연을 이어가는 작품에 시선을 돌렸다. 공연장은 감염에 취약한 공간인데 왜 계속 무대를 올리냐고 지적했다.

공연을 중단하지 않고 이어간 작품의 관계자 A씨는 "공연을 이어가는 것은 함께 일하는 배우, 스태프의 삶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회당 돈을 받는 그들은 공연이 중단되면 갑자기 돈을 벌지 못하는 것과 같다. 회사원으로 따지면 갑자기 퇴사 혹은 실직당하는 건데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위험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회사 내에서는 회의가 열렸다. 그럼에도 공연을 이어간 것은 생계가 끊기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돈독에 올랐냐고 욕하는 사람도 있는데, 공연장에 오는 관객 수가 줄어들어 공연을 올릴수록 회사는 엄청난 적자다. 하지만 우리는 관객과의 약속뿐만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약속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지금 공연장에 나오는 모두가 철저하게 위생에 신경 쓰고 있다. 회사에서도 마스크, 손 소독제, 체온계 등을 열심히 준비했고 배우나 스태프 모두 매일 체온을 기록하면서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공연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현재 김준수, 전동석, 류정한 등이 출연 중인 뮤지컬 '드라큘라', 옥주현, 엄기준, 카이 등이 출연하는 '레베카', 그리고 강하늘이 출연했던 연극 '환상동화'(3월 1일 폐막) 등은 객석 대부분을 채웠다.

여러 사람이 가까운 거리에 앉게 되는 만큼 관객들은 조심스러운 마음을 드러냈지만, 공연장 및 제작사는 마스크 필수착용, 손 소독제 사용, 체온 필수측정 등 여러 장치를 통해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썼다. 관객들 또한 안내에 따라 행동하며 불안함 없이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 KBS뉴스 캡처

대학로의 소극장의 경우 규모가 작은 만큼 옆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 더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대학로 소극장은 공연장 전체 소독의 빈도를 높여 예방에 힘쓰고 있다. 

현재 소극장에서 작품을 올린 관계자 B씨는 "여러 걱정을 했지만 관객분들이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어떻게 모든 극을 중단하겠나.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비한 만큼 끝날 때까지 안전하게 공연이 이어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개막한 작품의 관계자 C씨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을 엎는다는 계획은 없었다. 1~2주 쉬어서 잡힐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공연 취소도 사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 대신 관객분들께 여러 부탁을 드리고 있다. 공연장에 들어가기 전 체온 측정, 손 소독제 사용을 꼭 하셔야 한다. 장내에서 마스크 착용도 필수다. 번거롭겠지만 안전을 위해 부탁드리고 있는데 모두 잘 따라주셔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7,500여 명을 넘어섰고 공연장은 다중이용시설인 만큼 감염의 우려는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공연을 하는 사람들과 관객들은 스스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며 삶을 이어가고 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기분전환, 문화생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생계와 직결된 업(業)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공연을 계속해나가는 결단은 'Show must go on'을 넘어 삶을 계속 이어가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 KBS뉴스 캡처

더불어 조기 폐막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앞서 공연을 중단한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 뮤지컬 '위윌락유'과 '영웅본색'의 경우 코로나19를 이유로 폐막 결정을 내렸다고 대외적으로 공지했지만, 내부에서는 임금미지급의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3월 8일 인사도 없이 갑자기 마지막 공연을 한 '셜록홈즈'의 경우 매끄럽지 못한 조기폐막으로 도마에 올랐다.

고용노동부는 공연계에 특별고용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긴급융자 등이 필요해진 예술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공연계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 전체가 침체되며 흔들리는 이 상황에서 무조건 몸을 사리며 경제활동을 줄이는 것은 악순환을 불러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3월 20일을 코로나19 최대 고비로 바라보며 2주간의 '잠시 멈춤'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많은 직장인이 이번 주부터 재택근무를 끝내고 출퇴근하고 있다. 학생들은 곧 학교에 가야 한다. 지난 주말 날씨가 따뜻해지자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거리, 공원 등으로 나왔다. 마치 멈춘 듯 느리게 흘러가던 일상은 조금씩 원래의 속도를 찾아가고 있다. 

공연 또한 마찬가지다.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삶의 활력과 에너지를 얻기 위해 공연장 및 문화시설로 발길을 옮기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씻기, 기침 가리고 하기 등 기본적 위생수칙 지키기다. 본인은 물론 모두의 안전을 위한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면 공연장은 불안감보다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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